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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ESG 보고서] 진짜 투자자 눈높이에 맞추려면
2025-09-25


매년 수백 페이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면서도 속으로 의문을 품는 기업 담당자들이 많다.
사실 답은 예스다. 투자자들은 ESG 보고서를 보고 있고, 그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PwC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 응답자의 80% 이상이 지속가능성 요소를 수익 추구와 연결된다고 답했고,
70%는 ESG를 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실패로 인한 규제 리스크,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운영 중단, 지배구조 문제로 인한 신뢰 실추 등이 기업 가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다. 실제로 국내 111개 기업의 ESG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98%의 기업이 중대성 평가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가 알고 싶어하는 핵심 정보는 20~30%만이 제시하고 있었다.
각 이슈의 구체적 영향이나 완화방안 같은 실질적 내용 말이다.
왜 우리의 ESG 보고서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걸까?
PwC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 응답자의 80% 이상이 지속가능성 요소를 수익 추구와 연결된다고 답했고,
70%는 ESG를 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실패로 인한 규제 리스크,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운영 중단, 지배구조 문제로 인한 신뢰 실추 등이 기업 가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다. 실제로 국내 111개 기업의 ESG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98%의 기업이 중대성 평가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가 알고 싶어하는 핵심 정보는 20~30%만이 제시하고 있었다.
각 이슈의 구체적 영향이나 완화방안 같은 실질적 내용 말이다.
왜 우리의 ESG 보고서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걸까?

답은 '중대성 평가(Materiality Assessment)'에 있다. 투자자 눈높이에서 ESG 보고서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바로 이것이다.

그동안 ESG 보고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을 담을지' 기준이 모호했다는 점이다.
기업 경영진이 조직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도 있었고,
자율공시 내용이 일관성 없고 형식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이 '중대성 평가(Materiality Assessment)'다.
모든 ESG 이슈가 동일하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의 사업과 이해관계자에게 실질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보다 구조화된 방식으로 선별하는 것이 핵심이다.
투자자에게는
- '이 기업이 진짜 중요한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가?'
- '경영진이 미래 위험과 기회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그동안 이해관계자나 외부 환경이 기업에 미치는 '재무 중대성(financial materiality)' 중심으로 보고가 이루어져 왔다면,
이제는 기업이 환경·사회·인간에 미치는 '영향 중대성(impact materiality)'이 중심이다.
GRI는 '영향 중대성'이 지속가능성 보고의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EU ESRS는 '이중 중대성(double materiality)'을 의무화하면서도 평가의 시작점을 '영향 중대성'으로 명시했다.

외형은 개선되었지만 실질적 내용은 부족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중대성 평가 항목에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 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저자가 2022년도 한국거래소 공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111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중대성 이슈 결정 프로세스 설명, 참여 이해관계자 설명, 이슈 리스트 작성 등 외형적 요건에 대해 높은 공시율을 보였다.
그러나 투자자가 진짜 알고 싶어하는 핵심 정보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중대성 이슈의 실질적 영향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이 중요하다고 식별한 이슈가 실제로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함을 의미한다.
또한 투자자들은 기업이 문제를 인식하는 것만큼이나 이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에 관심이 많은데,
이러한 완화방안에 대한 공시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성 평가 방법론 측면에서도 여러 한계가 나타났다.
영향 중대성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영향의 규모(Scale), 범위(Scope), 복구가능성(Remediability)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이를 실제로 평가하는 기업은 22.5%에 그친다.
특히 복구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는 기업이 야기한 부정적 영향을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복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래 그림은 국내 기업의 중대성 평가 공시품질 수준을 평균값과 항목별 최우수 기업의 점수를 비교한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중대성 이슈에 대한 계량평가와 영향 설명 항목에서 선도 기업과 일반 기업 간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점수 차이가 아니라 투자자가 인식하는 신뢰성과 투명성의 근본적 차이를 의미한다.
선도 기업들은 투자자가 원하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반면, 일반 기업들은 여전히 형식적 요건 충족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자료원: 이용훈·홍철규, 「지속가능성 보고의 중대성 공시품질 연구」(관리회계연구, 2023)

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ESG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음은 경영진과 실무진이 각각의 역할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이다.
경영진 차원: 전략적 접근

ESG를 별도의 영역으로 보지 말고 중장기 기업 가치 창출의 핵심 동력으로 인식해야 한다.
중대성 이슈 선정부터 투자자 관점에서 접근하고, IR 활동과 ESG 보고의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ESG 담당 조직과 재무/IR 조직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정기적으로 ESG 이슈가 재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

이사회가 직접 ESG 위험과 기회를 논의하고, 주요 중대성 이슈에 대한 대응 전략을 승인하며,
성과를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기후변화, 공급망 관리, 데이터 보안 등 기업 가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서는 이사회 수준에서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대응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실무진 차원: 즉시 개선 가능한 것들

각 중대성 이슈가 사업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정량화하여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 이슈의 경우 탄소 배출 비용, 규제 준수 비용, 에너지 효율성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 등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

각 이슈에 대한 구체적 관리방안과 투자 계획, 성과 지표를 제시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문제를 인식하는 것만큼이나 이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어 공급망 관리 이슈의 경우 공급업체 실사 강화 계획, 대안 공급망 구축 투자,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단기(1-3년), 중기(3-5년), 장기(5년 이상)로 구분하여 각 이슈의 영향 시점과 대응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을 평가하므로, 각 이슈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기업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시간적 맥락이 중요하다.

ESG 이슈가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 경로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부분으로, ESG 이슈가 매출, 비용, 자산 가치, 자본 조달 등에 미치는 구체적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원 만족도 향상이 이직률 감소와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고,
이것이 인건비 절감과 매출 증대로 연결되는 과정을 수치화하여 설명할 수 있다.
중장기 역량 강화 방안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을 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재무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환경·사회·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을 도입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ESG 데이터 수집·관리 시스템이 없으면 정확한 중대성 평가가 불가능하다.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직원 만족도, 고객 만족도, 공급업체 ESG 평가 결과 등
다양한 ESG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중대성 평가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필요시 외부 전문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특히 영향 중대성 평가를 위해서는 환경, 사회, 인권, 지배구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므로,
내부 역량 강화와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을 병행해야 한다.

투자자와 함께 성장하는 ESG 보고서로
ESG 보고서는 이제 투자자와의 소통 도구다. "의무 사항"이 아니라 "투자자 소통 기회"로,
"규제 대응"이 아니라 "가치 창출 도구"로 접근해야 한다. 경영진은 ESG 보고서를 IR 전략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고,
실무진은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것부터 먼저 답해야 한다.
중대성 평가를 제대로 하는 것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